[순천] 낙안읍성
살아있는 민속마을. 순천 낙안읍성.
난생처음 순천에 발을 디뎠습니다.
순천 역 앞 여행자 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펼쳐 드니,
볼거리가 참 많은 동네더라고요.
어디에 먼저 가볼까 잠시 고민하다 낙안읍성을 첫 목적지로 결정했습니다.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
예전에 민속촌에서 보았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요.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이 마을엔 실제로 사람이 산다는 것이지요.
이 집은 항아리를 굽고, 저 집은 천연 염색을 합니다.
판소 공연을 하는 작은 공연장도 있고, 작은 도서관도 갖추어 놓았습니다.
초가집 사이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이 동네의 생기가 느껴집니다.
음식 냄새도 나고, 개 짖는 소리도 들려요.
그런데 강아지 한 마리는 사람 구경을 하도 해서 그런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경계심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사람 사는 동네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라요.
저 같은 이방인이 와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만 않는다면,
한적하고 매력적인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빨래터로 쓰였을 법한 한적한 연못도 보이네요.
낮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해질 무렵엔 선남선녀가 나무둥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였을 법한 곳입니다.
낙안읍성에서 가장 멋진 순간은 성벽을 따라 걷던 때였어요.
우뚝 솟은 산이 위용을 토하고,
바람은 신 나게 나무 사이를 달립니다.
커다란 집들을 내려다보니, 막 빚어놓은 메주 마냥 귀엽게 보일 따름이네요.
여기에 눈이 내린다면 메주가 아니라 백설기처럼 보이겠어요.
다시 이곳을 찾을 땐 백설기를 볼 겁니다.:D